이제 내 몸에서 에스트로겐은 하나도 안나오는걸까요? "아니요, 난소라는 메인 공장은 은퇴했을지 몰라도, 우리 몸에는 아직 '비상용 호르몬 공장'이 남아있습니다." 오늘은 많은 분이 '그저 몸을 움직이는 도구'로만 알고 계셨던 근육이 어떻게 에스트로겐의 빈자리를 채우고, 전신 건강을 지키는지 의학 연구(Scientific Reports, 2022)를 바탕으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흔히 근육을 근력이나 외형을 위한 조직으로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대 의학에서 근육은 '마이오카인(Myokine)'이라는 수백 가지 물질을 뿜어내는 거대한 내분비 기관으로 정의합니다.
운동을 통해 근육이 수축하면 이 마이오카인이 혈관을 타고 전신을 돕니다. 뇌로 가서 인지 기능을 보호하고 우울감을 낮춥니다. 혈관으로 가서 염증을 줄이고 혈압을 조절합니다. 췌장과 지방으로 가서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고 나잇살을 태웁니다.
저는 환자분들께 근육을 이라고 설명하곤 합니다.
많은 분이 폐경 후 골다공증이 오는 이유를 단순히 '에스트로겐이 부족해서'라고만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2022년 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연구는 더 깊은 인과관계를 보여줍니다.
핵심은 에스트로겐과 근육, 뼈의 '삼각관계'입니다. 에스트로겐이 충분할 때: 근육이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착한 마이오카인'을 내보내도록 에스트로겐이 스위치 역할을 합니다. 에스트로겐이 부족해지면: 이 조절 기능이 무너집니다.
근육에서 분비되는 물질의 패턴이 바뀌면서, 오히려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를 활성화하게 됩니다. 즉, 폐경 이후 근육 관리를 하지 않으면, 내 근육이 내 뼈를 갉아먹는 '적군'으로 변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갱년기 여성에게 근육 운동이 '선택'이 아닌 '생존'인 과학적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원장님, 저 매일 만 보씩 걷는데 이 정도면 충분하죠?" 정말 좋은 습관입니다. 하지만 '근육 유지'와 '마이오카인 분비' 측면에서는 2% 부족합니다. 뼈를 녹이는 신호를 멈추고 다시 뼈를 만드는 신호를 보내려면 근육에 직접적인 저항(Weight)이 가해져야 합니다.
근육 세포가 묵직한 자극을 받아야만 "아, 지금 주인이 위험하구나! 뼈를 보호하는 물질을 내보내자!"라고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은 운동의 영역을 넘어 '필수 장기'가 됩니다. 거창한 웨이트 트레이닝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의자 스쿼트: 의자에 앉으려다 1cm 남기고 멈추는 동작을 반복하세요. 하체 근육은 우리 몸 마이오카인 공장의 핵심입니다.
단백질 섭취의 질 : 근육을 만들 재료가 없으면 운동도 허사입니다. 양질의 단백질 섭취를 잊지 마세요. 꾸준한 저항 자극: 주 2~3회, 근육이 기분 좋게 뻐근할 정도의 자극을 주는 것이 10년 뒤 여러분의 골밀도와 삶의 질을 결정합니다.

호르몬의 변화는 우리가 막을 수 없는 자연의 흐름입니다. 하지만 그 흐름 속에서 내 몸을 지키는 '무기'는 스스로 만들 수 있습니다. 좋은 화장품, 좋은 가방보다 더 우아한 것은 곧은 허리와 힘 있는 걸음걸이입니다.
에스트로겐이 떠난 자리를 근육으로 채우십시오. 그것이 가장 현명하고 과학적인 항노화 전략입니다. 여러분의 건강하고 우아한 완경을 응원합니다.
[참고 문헌] Norton et al. (2022). Estrogen regulation of myokines that enhance osteoclast differentiation and activity. Scientific Reports.
Ikeda et al. (2019). Functions of estrogen and estrogen receptor signaling on skeletal mus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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